소이연화(所以恋画) -그림을 그리는 까닭

어릴 적 나는 작은 화가였다. 크레파스로 매일 벽에 낙서를 했다. 

학교에 들어가서는 도화지 위에 삐뚤빼뚤 선을 그렸다.  지금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그리는 것을 그만두게 되었다. 


 그림을 그리려면 눈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 뒷산과 바닷가, 눈앞의 모든 풍경에 애정을 품고 세심하게 살필 줄 아는 눈. 더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본 것을 다시 마음 속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그 눈을 잃어버렸다. 하지만, 지금도 난 그림을 사랑한다. 


같은 풍경을 바라보아도 저마다 다른 그림을 그려내는 사람들의 눈을 사랑한다. 

 중학교 미술 시간에 모두들 밖으로 나가 숲의 풍경을 그린 적이 있었다. 

완성된 그림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의 숲이었다. 풀잎의 색깔도, 나무둥지에 드리운 햇살도, 바위와 돌의 생김새도, 뭐 하나 똑같이 그린 것이 없었다. 


 신기한 일이다. 

 다르면 다를수록 좋다. 

남이 못 보는 것을 그린 그림일수록 좋다.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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